티스토리 뷰

반응형
아빠! 나 지금 집 앞 아이스크림 파는 가게 앞이야!


이번주, 휴가라 집에 있다. 

글도 써 보고 이것저것 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중. 

[많은 분들이 "부럽다~" 하시는데, 연말 휴가는 24년 연차휴가를 미리 소진하는 개념입미당]

 권장 휴가라고 회사에서 부여하는게 아니라는거~, 뭐 물론 쉴수 있어 좋긴 합니다만,, 안쓰면 돈으로 주는건데 말이죠. ㅎ]

 

아내가 오늘 알바를 가고, 활동 보조 센터에도 가야 한다고, 아이들 하교 픽업을 해 달란다. 

아이들이 둘다 열살을 넘었기에 하교 픽업은 하지 않는데 (개인적으로 등교 데려다 주는 것도 전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방학이 다가오니, 학교에서 가져올 물건도 많고, 선생님이 주신 선물도 있고 하다 보니, 

하교 픽업을 하기로 했다. 

 

5교시가 1시 10분에 끝난다네?

1시에 도착. [제가 MBTI 중 극 J라 늦는거 겁내 싫어해서;; ㅎㅎ]

학교 앞에 하교 도우미 어르신들이 계셔서 인사도 잠깐 건네 본다

아이들이 한명씩 나온다... 

 

음... 

아... 

어??

 

왜 안나오지?? 하고 있는데, 

30분되어서야 첫째가 나온다.

어따. 크다. 6학년이지만 먹는걸 좋아해서 75kg -_-인 첫째가 남들보다 남다른 등치로 먼저 나온다.

"건우야, 진우 기다렸다가 같이 가자~"

"응~"

 

10분이 더 지나간다

안나오네?. 왜 안나오지?

아이에게 전화를 해 본다. 에? 안받네?? 또 해 본다. 에? 안끝났나?

 

아내에게 전화를 해 본다

"여보, 진우는 대략 몇시에 나와? 나 지금 1시에 와서 40분째 기다리고 있는데 안나오네?"

"어? 그래요? 나왔을텐데? 끝나자마자 전화하라고 했는데, 또 까먹었나 보다. 교실로 한번 가 봐요~"

"음.. 학교에 외부인 금지라고 써 놨길래 안들어가고 있었는데"

"아, 들어가도 되더라구, 한번 가서 봐요~"

 

아내와 통화에서 약간 놀란다. 

첫번째, 둘째를 못만났다는데 별로 놀라질 않네? 예전에는 진짜 놀라서 막 울고 그랬던 거 같은데. 

두번째, "또 까먹었다" 네.. 이런 일이 자주 있나 보다. ;;; 허허허허;; 아빠가 아는게 없네

세번째, 학교 들어가도 된다네, 원래 이런거 엄청 지키는 사람인데, 

    (사실, 세번째는, 옷을 좀 후줄근하게 입고 가서 산적처럼 보일까봐;;;ㅎㅎ)

 

"건우야, 아빠 진우네 교실에 좀 갔다 올께~, 같이 갈까?"

"아니, 나 집에 먼저 가도 돼?"

"어, 가도 돼, 근데 아빠 금방 나올꺼야"

"응 알았어~"

 

교실에 들어가 본다. 둘째 교실은 한번도 들어가 본적이 없기에, 

가서 한 5분 헤맸다 

가 봤더니, 이미 휑.. .선생님만 컴터 책상 앞에 앉아서 정리를 하고 계신다. 

물어보면 또 걱정하실 거 같아서, 물어보는 건 최후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나온다. 

나오는 길에 전화가 온다

 

"아빠????"

"진우야 어디야?"

"응? 나 지금 거기 있잖아, 아이스크림 가게 앞이야"

"어? 벌써 갔어?? 오늘 끝나자마자 전화하라고 했잖아"

"근데, 끝나자마자라고 하지는 않았어~"

"아닌데~ 엄마가 그렇게 말하는거 들었는데, 어쨌든 왜 혼자 갔어? 무겁지는 않아?"

"아~ 친구하고 같이 오다보니 여기까지 왔어"

" 아 그랬구나, 알았어 아빠가 금방 갈께, 형이 걱정한다~"

"알겠어~, 여기 OO 아이스크림 가게 앞이야"

 

둘째를 걱정하는 건우와 함께 부리나케 이동한다. . 다행히 혼자 안가고 잘 기다리고 있었네

(사실, 3년 반 전에, 해운대에서 둘째를 잃어버린적이 있고, 그때의 기억이 첫째에게 남아 있어, 

 첫째가 둘째를 엄청 챙긴다. -사실 챙긴다기 보다는 엄마 아빠에게 "챙기라"고 잔소리 하는 거지만;;)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만나보니, 책이 든 가방이 엄청 무겁다. 

"안무거웠어? 친구랑 같이 왔다면서"

"아, 친구는 집에 갔지~"

"그랬구나, 여기 들어가서 과자 하나 사갈까?"
사실, 20분 넘게 기다린 첫째에게 미안해서 꺼낸 말이었는데... 둘째가 하는 말이...

 

"아빠~ 나는 벌써 하나 샀어~~ 여기 가방 안에"

"그렇구나, 그래도 하나 사자 하나 골라봐~"

 

에고, 얄미워라, ㅎㅎㅎ

그렇게 걱정하는 첫째 맘도 몰라주고, 자기는 먼저 와서 야무지게 간식도 챙겼네;.. 

 

역지사지를 배우다. 

그렇게 집에 오면서 생각해 본다

'둘째는 어떤 맘이었을까'

'나는 어릴때 어땠을까'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간식을 샀다고 이야기를 했을까'

생각해 보니, "아빠, 나 혼자도 잘 하고 있어요!!!" 를 이야기 하고 있지는 않나, 생각이 듭든다. 

무거운 가방도 이제 자기 혼자 들고 올 수 있다며, 

혼자서도 친구들하고 어울려 집에 올수 있다고, 

일주일에 얼마 받는 용돈, 야무지게 쓰고 있다고, 나도 잘 크고 있다고.. 

 

정신없이 집에 왔더니, 아내에게 카톡이 와있다. 

생각해 보니, 나도 아내한테 걱정 시켜놓고 말을 안하고 있었다;; 

이렇게 또 역지사지를 배운다

이렇게 또 아이 덕분에 성장한다. 

 

 

창원 한번 안내려오냐?

저녁 즈음에, 창원 사는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대학교 1학년때 같은 팀으로 처음 만났고 

지금은 육가공 및 밀키트 사업을 하는 친군데, 가끔씩 단톡방에서 생일축하도 하고 사업 잘되냐고도 안부 묻는 친구.

 

"어~이, 잘 사냐? 창원 한번 안오냐?"

"오야~ 오랜만이다, 요즘은 갈 일이 없네"

"야, 저번에 왔으면 한번 오지, 느네 회사하고 우리 집하고 5분거린데"

"와, 그리 가깝나, 신경써줬는데 미안허네"

" 아직 회사 안짤리고 다니고 있나~"

"그르게, 아직은 잘 다니고 있다. ㅎㅎ"

"와, 내라믄 니 밑에서는 일 못할텐데, 친구로는 세심해서 좋다만, 윗사람으로는 진짜 힘들낀데"

"ㅋㅋㅋㅋ 그르냐? 뭐 조직책임자도 아닌데~"

 

원래 시시콜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아닌데, 말이 쪼끔 길어진다

그래도 친구를 워낙 투박하게 잘 챙기는 놈이고, 가끔 안부 묻는 사이라서, 고마운 마음이 먼저 든다. 

 

친구가 돈을 빌려달란다.. 

"야, 니 사업은 잘 되냐"

"안그래도 그거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내가 지금 납품한 곳이 있는데 부도처리를 당했어."

"어????"

"아니, 내가 부도 났다는게 아니고, 2500만원어치 납품을 했는데, 사장은 날랐고, 와이프는 배째라다"

"어이쿠야... "

"그래서 내가 지금 이걸 좀 막아야 하는데 300만원만 빌려줄수 있나."
"잠깐만~"

 

계좌를 좀 봐야 했다. 돈을 통장에 잘 안남기는 편이라.. 

다행히 12월에 부업했던 강의비가 들어온게 있고, 인센도 약간 들어와서 그정도는 있는거 같다. 

 

"300만원이면 되냐?"

"어,"

"알따, 전화 끊고 계좌번호 남겨라"

"고맙다"

"우리 장인어른도 사업하다가 얼마나 급했던지 나한테 있는돈 다 빌려달란적 있다. 

내가 사업은 안해서 잘 모른다만 그래도  마음이 힘들틴디. 이거라도 도움이 되니 다행이다"

 

친구사이에 금전거래를 하지 말라고 하지 않나?. 사람잃고 돈 잃는다고. 

사실 난,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준  경험이 몇번 있다. 

받은 친구도 있고, 못받은 친구도 있지.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면 그냥 잊어버리려 한다. 

돈은 다시 벌면 되는데, 이나이쯤 되니, 사람이 먼저니까. 

 

근데, 사업하는 놈이 3백이 없어서 친구한테 전화했을 정도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먼저 나더라. 

아마도 부모님한테도 해보고, 이런 저런 사람들한테 전화해 보고나서 전화를 했을꺼니까

그 마음이 어려운걸 알기에 "못받아도 어쩔수 없지"하고 바로 입금을 했다. 

[아내는 모르는데;;; 알면 뭐라고 할지; 크흐흐]

 

그래서 사실 큰돈이라면, 못빌려준다고 했을거 같기도 하고 ;;ㅎㅎ

 

갚으면 더 돈독해 지는거고, 못갚아도 사람은 가져 가고 싶어서. 

 

하루가 금방 간다. 

오늘 하루는 상당히 짧다. 

어제 그제는 하루가 상당히 길었는데,, 

 

뭐가 다르지?? 생각해 보니, 

어제 그제는 블로그에 글 쓰려고 이것저것 공부도 하고 엑셀도 만들고 강의안도 짜고 했는데

오늘은 "쉬자!" 생각으로 왼종일 쉬면서 탱자탱자 했더니, 그냥 하루가 쭈욱 가네. 

 

20년 1월부터 3월까지 휴직을 했었는데, 

이미 그때 알게 된 사실이긴 하다, 

집에 있으면서 특별히 할일 없이 지내면 진짜 시간이 훅 간다. 

도서관이라도 가서 뭔가 공부라도 하면 하루가 참 길다. 

 

어느 뇌공학자가 그랬다지

"나이가 들수록 하루가 빨리 가는 이유는
뇌가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게 많지 않아서이다"

라고 ..

어릴때는 받아들이는 모든게 새로우니까 하루가 늦게 가는데, 

나이들수록 새로운게 없어지다 보니, 뇌가 하루를 느끼는게 짧다고 느껴지는 거라고. 

 

동의 된다. 

김미경 강사가 했던 말이 요즘 나의 모토다

"나는 죽기 전날이 가장 상태 좋을거여"

발전하기 위해 끝없이 나한테 투자를 해야 한다며. 

 

그래서 오늘도 해야 할거 딱 정해놓고 이것부터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죽기 전날 가장 상태 좋은 나를 위하여. 

 

 

 

반응형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