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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님은 참 대단하세요. 지금도 그렇게 열정이 넘치시네요

 

어제 오후, 회사 후배와 이야기를 했다. 

 

후배 : 책임님. 이번에 옮기신다면서요. 

피델 : 어, 해 보려고, 근데 쉬운 조직은 아니네

후배 : 그러니까요. 책임님은 장표 만드는거 진짜 싫어하시는데... 거기는 완전히 기획팀인데

피델 : ... 나도 몰랐는데 그러더라고, 그래서 약간 좀 고민이 되네. 지금 다시 안간다고 해야 하나?

후배 : 진짜 고민 많이 되시겠어요. 

피델 : 뭐, 가서 해 보고 안되면 드러누워야지 뭐, 그래도 일단 해 보고 안된다고 해야지 시도도 안해보면 되겠어유.,..??

후배 : 책임님은 참 대단하세요. 지금도 그렇게 열정이 넘치시네요. 

피델 : 아니, 열정은 많이 죽었지. 근데..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잖아요. 

후배 : 사실 저도, 올해 복직 후에, 가고 싶었던 조직에서 오퍼가 왔는데요, 지금 하는 일하고 많이 차이가 나서 고사했어요

피델 : 아니 왜?? 하고 싶었던 일이람서요

후배 : 지금 조직은 해왔던 일이라 이제 자신감도 붙었는데, 해보고 싶었던 조직은 "전문성"도 필요하고.. 이제 나이가 있다 보니 뭔가 새로 하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피델 : 흐음.. 선임님.. 5년후에도 이 이야기 다시 하는거 아니에요??

후배 : ... 그럴까요??

피델 :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에 "90세 노인의 일기"가 나와요.. 전 선임님이 5년후에 "그때 해 볼껄" 하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난 개인적으로 죽을때 "아. 그때 이거 해 볼껄" 이라는 후회가 남을거 같은 일은 우선 해 보자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엄청 힘들거 아는데도 해 보려구요. 안되면 말지 뭐. 

 

 

업무상 전화가 걸려왔고 대화는 약간 흐지부지 마무리 됐다. 

이 친구가 다시 시도를 할지 안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다시 팔로우 업 카톡을. 

아이쿠.. 새벽 5시 반도 안되어서...이런 꼰대짓을. ㅎㅎㅎ

나는 호의이지만, 상대방에게 꼰대짓을 하고 있다. 어허허허허. 

 

근데, 사실 이것도 마찬가지.

새벽시간이기도 하고, 꼰대짓 같아서 할까 말까 .. .고민하다가 

"이따가는 정신 없을텐데"와.. "진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의 생각에 

'이야기 안하면 후회할꺼야'라는 나의 인생 모토가 작용되면서 아침부터 카톡질을 해 본다. 

 

[인생]

"인생 뭐 있어. 일단 해 보자. 안되면 말고, 죽기 전에 후회하지 말자고!!"

 

 


노 부부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합니다!!!

"새로운 시도" 를 이야기 하다 보니, 어제 우리 부모님도 나이 일흔 여섯에 새로운 도전을 하셨다. 

SRT 타기. 

 

거의 모든 사람에게 그렇겠지만, 나의 생각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은 아버지와 어머니. 

사실, 두분 다 "새로운 시도"를 즐기시는 분은 아니고, 지금 있는 프로세스나 환경을 개선하는 포인트로 인생을 살아 오셨고, 그래서 나도 그런 성향인 듯 하다. 

 

다만, 생각해 보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결심, 그리고 시도'를 통해서 나왔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아이들을 제대로 공부시켜야겠다"는 '결심'으로 땅끝마을의 전답을 다 팔고 광주로 이사하는 '시도'를 하셨고. 

   [누가 보기엔 "그게 무슨 큰 시도냐" 라고 할 수 있지만, 당시 중2, 초5, 초2이던 우리 3남매만 광주에 살았었다, 부모님은 생활의 터전이 땅끝마을에 있어서 거기에 사셨고]

- "집을 일으켜야 겠다, 먹고는 살아야지" 라고 '결심'하시고, 평생 해 보지 않은 가게를 하시기 위해 입찰 '시도'를 하셨고

- "가장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라고 '결심'하시고, 그 보수적인 아버지께서 주식투자 공부를 하시며 트레이딩을 '시도'하셨고, 이제 그 경력이 34년이 되었다. 

 

나이가 일흔이 넘어가시면서 이제 다시 광주에서 땅끝마을로 낙향을 하셨는데, 

몸이 많이 좋지 않으시다 보니, 분당 서울대 병원으로 자주 다니셔야 한다. 

 

자식된 입장으로서 땅끝마을 가서 모시고 와야 하지만, 

회사를 다니는 상황이다 보니, 휴가를 자주 내지 못하는 터라 이번엔 새로운 시도를 해 봤다

(난 하루에 땅끝마을 두번도 왕복해 봤다. 새벽 세시에 내려가서 여덟시에 픽업,

  서울대 병원에 2시에 진료 받고   세시 반에 다시 땅끝마을로 출발, 9시에 내려드리고, 도저히 안될것 같아서 광주까지 와서 누님네 집서 자고, 다음날 새벽 두시에 일어나서 바로 출근..)

 

SRT를 타고 와보자고 했다. 

사실 이거 할라고 진짜 누님하고 양공 작전도 많이 세우고, 시간도 많이 알아보기도 했다. 

아버지는 마뜩찮아 생각하기도 하셨는데, 뭐 어쩔 수 있나, 당장 아들딸들이 시간이 안된다는데.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계획을 짰다. 

땅끝마을서 12시 30분에 "교통약자지원" 서비스를 통해 해남 버스터미널로 이동
1시 20분에 해남서 광주까지 오는 버스를 타고
2시 40분에 광주 사시는 큰누님을 만나서 송정 SRT로 이동
   (이동 중 SRT  앱을 설치하고 내가 사전에 예약한 티켓을 전송)
3시 39분, 광주송정 --> 동탄 (17시 10분) 도착, 내가 픽업. 

 

하루 전 전화가 왔다. 

어머니 : 아들아, 광주 도착해서 송정 가는데 너무 촉박한거 아니냐?

피델 : 음.. 그렇지는 않아 보이는데, 혹시 마음이 불안하시면 하나 미룰께요. 

==> 4시 20분 출발, 6시 13분 도착으로 변경

 

당일, 12시에 전화가 왔다. 

아버지 : 3시 차는 취소 했냐?

피델 : 네, 어제까지 취소해야 환불 수수료가 없어서

아버지 : 지금 해남 터미널로 이동하고 있다. 1시 20분차가 매진이란다. 

피델 : 에? 그럼 12시 15분차 타신다구요? 그럼 광주에는 1시 반이면 도착하시겄네?

 

결국 송정역에 두시도 안되어서 도착;;;;

큰누나가  SRT 인증을 받고 티켓을 송부하고.. 

 

머 이러고 나서, 어찌어찌 열차시간이 됐는데, 

큰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큰누나 : 피델아. 부모님 태워드렸다. 

피델 : 네~~

큰누나 : 근데 티켓 발권은 어떻게 하냐? 아버지가 그거 때문에 기다려보라고 했는데, 탈때까지 발권을 안하네?

피델 : 에? 누님 얼마전에 타 보지 않았어요? 요즘 기차 티켓 발권 없어요. 다 스마트폰으로 하니까, 

  그냥, 승무원이 돌아다니다가 티켓 보여달라고 할때만 보여주면 되요~

큰누나 : 아, 그래?? 그럼 니가 아버지한테 전화좀 드려라, 지금 휴대폰 화면 꺼지면 안된다고 계속 켜놓고 있으시다. 

 

크허허허. 이런 복병이... 

 

어찌어찌, 동탄까지 오셨다. 

아니, 타고 나서는 아무 이벤트가 없었다. 허무할 만큼이랄까??

나중에 들어보니, 요즘 자꾸 음식을 드시면 토하셔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잘 왔다신다. 

 

다행이다. 

이렇게 부모님의 "시도"도 성공적. 

 

앞으로 더 해 봐야지. 

[이번에는.. 내려갈땐 모시고 가야 하지만, 다음에는 왕복 모두 SRT도 도전해 봐야겠다]

 

[인생]

"배움엔 끝이 없다. 시도해 볼수 있지, 내가 해보겠다 생각이 있는한"

"안되면 멱살이라도 잡히면서 해 보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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