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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삼성카드에서 해 줘서 기독교 병원으로 간 건강검진에서도 못잡아냈는디.!

 

어제, 저희 큰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다. 

 

4년만에 친척집 투어를 했다. 

20년 설 까지는 [그때는 이렇게 심각해 질 줄 몰랐으니까] 설과 추석에 친척집 인사를 갔더랬다. 

친가쪽으로는 큰아버지네, 작은 어머니네, 그리고 작은 할아버지네와 

외가쪽으로는 큰외삼촌, 둘째 외삼촌, 다섯째 외삼촌 까지 .. 여섯집 정도 투어를 했더랬지

[우리 아부지는 7남매, 우리 어머니는 6남매시다 ㅋㅋㅋㅋ]

가끔은 마을 회관 가서 노래도 한번 불러재끼고 말이지. ㅎㅎㅎ

 

집에 오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꾸준했다. 

 

사실, 우리집에 인사 오는 사람은 별로 드물었는데, 

예전에 아버지가 [집안의 나름 큰어른이라는] 큰아버지와 싸운적이 있기도 했고, 

나만큼 자주 내려오는 자식들이 많지 않았고, 

뭐, 나만큼 사람들이 중요하다.. 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건지. 

많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년 두번씩 인사를 갔는데. 

"똑같이 행동하지는 말자" 라는 생각과

"언젠가 알아주겠지" 라는 약간 비교의 마인드가 있었던거 같기도 했고

'내가 이렇게 하면, 부모님이 이 동네에서 좀 더 존중을 받으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던게 사실이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그런지. 

가끔씩 사촌도 찾아오기 시작했고, 

"OO이는 매년 인사 오드라, 참 고마운 놈이다" 라는 작은 할아버지의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것도, 꾸준함이 중요했고, 

약간이지만, "기버로서"의 마음가짐을 배우게 된 시간이었다. 

 

 

툭.. 나오게 된 자식 자랑. 

 

코로나라고 부모님 집에 안오지는 않았지만, 친척집은 안가게 된게 사실. 

작년 코로나가 끝나면서 올해는 다시 찾아 뵈었다.

사실, 아버지께서 한번 갔다 오면 좋겠다. 말씀을 하셔서, 갔다 온것도 있다. 

 

큰아버지, 큰어머니를 찾아뵙고 잠깐 말을 좀 나누는데, 

약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부모님 병원 다니는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러면서, 큰어머니의 몇년전 수술 이야기를 하셨다. 

 

요지인 즉슨

'그때 당시 삼성카드를 다니는 사촌 큰형이'

'회사에서 부모님한테 나온 건강검진으로'

'기독교 병원에 가서 쏴~~악 다 검사했는데~~~~'

 못잡아냈다는 거고, 

 

'나한테 그렇게 잘하는 지금은 금융위원회 위원장 비서로 있는 OO놈 친구가 삼성서울병원 의사인데'

'고놈들이 검사한 결과를 지금 다니는 병원에 다 보내줘서, 다시 CT를 찍지 않았다..'

 

뭐 이런류의 이야기셨다. 

 

사실, 듣다가, 약간 불편한 점들이 있었는데.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삼성카드' 이야기라던가 

당신한테 잘한다는 '조카' 이야기라던가

'아들이 보내준 기독교 병원, 둘째가 보내준 OO 병원'등의 '수식어'를 왜 굳이 하시지??? 였다. 

 

사실, 그분들이 왜그렇게 "누구"에 대한 수식어를 쓰시는지 대략 예상만 할뿐, 이유는 잘 모른다. 

다만, 시골에 계신 대부분의 분들이 이런 communication을 많이 하신다. 

 

다만, 모이면 다들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는 거. 

그러다 보니, 우리 부모님(특히 어머니)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남들 보기에" 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 거고. 

그래서 한번 더 인사 다녀오라고 말씀하시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부자가 되어야겠다. 

 

그랬다. 나는 어제 부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시골 냥반들에게 큰소리 치는게 아주 큰 동인(Motivation)은 아니지만, 

이왕 할바에야 그 사람들한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고

내 성격상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성공한놈"으로 오르 내리는 것도 나름 괜찮겠다 싶더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다는 걸 '돈을 밝히는 놈'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돈에 대해 나의 진실을 마주하고, 그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어쩄든.. 

어제는 어머니께서 "남들보기에" 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된 하루였고, 

부자가 되어야 겠다.. 를 다시 한번 다짐한 하루였다. 

 


대화의 기술

 

어제 큰아버지와 대화를 다시 복기하다 보니, . '커뮤니케이션의 본질' 을 생각해 보게 됐다.

사실 큰아버지와 이야기를 거의 해 본적이 없는데, 

어제는 어찌 하다 보니 거의 30분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나눴다기 보다 거의 들었지..)

 

잠깐 복기 해 보면

 

큰아버지 : 왔냐. 언제 내려왔냐?

피델 : 저는 어제 밤에 내려왔어요. 형들은 온대요?

큰아버지 : 어 오겄지... 

......

....

피델 : 요즘 건강은 좀 어떠세요? 울 아부지는 이제야 좀 식사도 쪼꼼씩 하시더라구요. 

큰아버지 : 어 나는 잘 묵어, 괜찮다. 

피델 : 다행이네요, 큰아버지는 항상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에요. 

큰아버지 :.. 아니여. 나도 지난 주말에 죽을뻔하다 살았다. 

피델 : 어? 왜요??? 

큰아버지 : 주말에 쓰러져가꼬, 119 불러서 입웠했다니까? 

피델 : 아니, 항상 건강하셔서 병원은 거의 안가시던 분이 무슨 일이셨어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큰아버지 : 그르니까 말이다. 뭔지 모르겄는디. 머리가 엄청 아프고 배도 살살 아프고.. 

~~~~~

 

이후 대화는 큰아버지 건강 이야기로, 우리 아버지 파킨슨 이야기로, 

자식들 자랑 이야기로, 5년전 큰어머니 수술했던 이야기로, ... 계속 이어졌다. 

 

내가 했던건

"아~~ 진짜요??"

"아이고....."

"힘드셨겠다"

"와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셨대요??"

이 네마디를 계속 돌려쓰기 했달까????

 

큰어머니가 들어오셔서 한마디 하신다

"아니 OO도 이제 집에 가야제!! 애들이 기다릴꺼인디!!!:" 하고, 

그래서  "괜찮아요 애들 다 컸는데 뭘" 이라고 말씀드리긴 했는데, 

그때 당시 내가 느낀 큰아버지는 '간만에 이야기 할 맛 나네'가 눈에 써 있었거든.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공감과 경청",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다. 

 

그리고 요즘 많이 느끼는 건데, 

"내가 오늘 이야기를 잘 이끌어봐야지!!!" 할때 보다, 

이야기가 나왔을때 "궁금해요!!!" 라는 의도를 던져주면 대화가 잘 되는 것 같다. 

 

일상의 대화에서 다시 또 배운 하루였네. 

 

 

오늘은 설날!!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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