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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데 아내에게 문자가 왔다.

건우가 장애인맞춤형운동서비스 대상자가 됐다고.

이 캡쳐 자료에서 포인트는, 내가 판교에서 광역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하.. 나는 지금 왜 판교에 있는거냐.

지난주, 여의도로 정식 발령이 나기 전, 두팀 살림을 하고 있을때,

여의도에 함께 있던 팀원들이... '퇴근시간즈음에' 그런말을 했다.

"여기 퇴근 셔틀 놓치면 답이 없어요"

라고,

아, 맞다. 그 분들은 나하고 비슷하게 동탄1 혹은 동탄 2 사시는 분들.

그래서 평택과 여의도를 일주일에 2-3일씩 나눠서 다니시는 분들이었다.

그래서 여의도에서 근무할때는 5시 반이 되면 칼같이 퇴근버스를 타러 가셨드랬지,

나도 함께 했고.


어제, 퇴근시간이 가까워오는데 5시 20분쯤,

사수이자 후배인 팀원이 담당님한테 보고를 드려야 한단다.

사실, 내가 맡게 되는 일이라, 내가 먼저 챙겼어야 하는데, 그런 감이 없었다.

다음날 C 레벨한테 보고해야 하는데 말이지.. 에휴..

어쩄든 한 10분만 보고 한다고 했는데, 35분 정도 했던거 같다.

5시 20분에 시작했던 보고는,

10분만에 끝나면 랩업까지 간단히 하고 딱 퇴근 셔틀을 타러 가려 했지만,

5시 55분에 끝났고, 6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엔 늦어버렸다.

"어떻게 할까? 일을 좀더 하고 나중에 갈까?? 아님 지금 가 볼까?"

사수이자 후배는 "어차피 놓쳤으니 일 좀 더 하고 갈랍니다" 라고 한다.

"... 한번 도전해 보지 뭐, 나중에도 이런 일이 있을테니 감을 잡아 놓는 것도 좋고,

뭔가 또 느끼는 것도 있을꺼다" 라는 생각으로

대중교통을 타고 퇴근해 보기로 한다.

대략적인 루트는 이랬다.

"6시 출발하면, 빨리 가면 7시 반이면 도착하지 않을까??"

ㅁ. '여의나루는 지하 깊으니까, 그냥 여의도역까지 걸어가자'는 생각으로 걸어가 본다.

10분이면 갈줄 알았던 여의도역은 23분이 걸린다. 심지어 여기 출구는 공사중이라 계단도 막아놨다.

염치불구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나 뿐 아니고 많은 젊은 사람들이 타길래)

ㅁ. 지하철에 사람이 많다.. 아. 9호선이지 참.

사실, 강남에서 오는 지하철만 겁나 사람이 많은 줄 알았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구나...

백팩을 앞으로 메어본다.

눈앞에서 급행 한대를 보낸다. 사람이 너무 많이 타서 등치 큰 나는 도저히 갈 수가 없겠더라

다음 차는 모든역 정차한단다.

시간표를 보니, 신논현까지 급행은 15분, 완행은 29분이 걸린다.

그래서 급행을 타 보기로 한다.

이거보다 더했다. 휴대폰을 볼 수가 없었으니까.

광역버스(라 쓰고 시외버스라 읽는다) 시간을 계속 확인해야했다.

옵션은 세가지다

  1. 신논현역에서 광역버스를 바로 탄다
  2. 양재시민의숲 역에 가서 고속도로 타기 바로 전에 탄다
  3. 판교에 가서 탄다 .

일단 신논현에서 양재 시민의 숲까지 버스로는 30분은 걸리는 것 같다. 지하철로는 10여분이면 가니까.

퇴근시간이라 자리가 없을 수 있고, 강남역의 트래픽잼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

퇴근시간이라 2층버스가 투입되기도 하고 없던 버스가 툭 나타나기도 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여좌석이 0인 버스가 계속 등장한다.

계속 보다가, 판교역에 가서 6003번을 타기로 한다.

신분당선을 타고 판교까지 간다.

(그 와중에 신분당선 지하철 문이 안닫혀 막 정체 된다..)

판교역에 가니 좀전에 한대가 지나갔다고 되어 있다.

어라.. 근데 잔여석이 0이네..

여기서도 못타면 대략 난감이다.;;;

버스가 생각보다 10분이나 늦게 왔다.

(그때 아내에게 문자가 왔고 저 상황이었다)

집에 오니 8시가 넘었다.

거의 두시간 반이 걸린셈.

원래 오늘 들어오기 전에 이발을 하려 했는데

오다가 전화해 보니, 이미 마무리 하셨단다;;;;

집에 왔더니 힘이 다 빠진다.

그냥 빨리 오는걸 포기하고 천천히 왔다면, *(아마도 나중에는 나도 그렇겠지만) 힘이 좀 덜빠졌을거 같기도 한데...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오려고 계속 신경썻더니 에너지가 다 빨린다.

아이가 조금 짜증내는데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더라;;

나 왜이러니, 뭐가 중헌디...

; 에휴;;;

그랬다. 뭐가 중헌디...

회사 생활 왜 하고 있냐고..

애들하고 잘 지내고 가족하고 행복하려하는건데 말이다.

몇가지 느낀바가 있어서 정리해 본다.

  1. 퇴근버스 좋은거다.

퇴근버스를 일단 타면,

- 자리도 확보되고

- 집근처까지 한방에 오고

-나름 편안하다

==> 물론 책을 읽거나 다른걸 하기는 쉽지 않지만, 안되면 휴식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니까...

가지고 있는것에 감사하자. (진심이다...)

2. 서울 입성이 시급하다.

이사를 했더라면, 그냥 마음 편하게 지하철을 타던가, 자전거를 타던가 했을텐데 말이지.

경기도 까지 가려다 보니, 시간을 맞춰야 하고. 신경써야 하고.. 그랬다.

서울 입성이 시급하구나.

3. 회사에서 공부 하고 오면 되겠다.

나중에는 이러지 않으리라, 차라리 8시 정도까지 공부하던지 일을 좀 더 하던지 하고

좀 여유롭게 출발해야겠다.

셔틀을 타고 여의도역까지

9호선 급행타고 신논현역까지

신분당선타고 시민의숲역까지

광역버스 타고 집앞까지..

오는 길이 순탄치는 않겠지만, 뭐라도 하면서 올 수 있지 않을까?

역시,,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계획할 수 있는 나.

그래도 메타인지는 됐구나, 내가 그런 사람인걸 알고 있으니.

어쨌든 오늘도 좋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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