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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님, 왜 일을 그렇게 하세요...

 

어제,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전화로 들은 말이다. 

.....

..........

..............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내가 지금 이런 말을 들어야 할 정도라고?????"

 

 

 

 

 

나는 회사에서  HRD - 즉 인재육성의 업무를 한다. 

이맘때쯤이면 교육 계획을 다 세우고, 실행을 하게 되는데, 

주요 교육들에 대해서는 임원급 조직책임자 분들과 소통을 한다. 

 

임원급 조책들은 모든 업무에 대해 자신이 직접 다 할수 없기 때문에

Staff들을 두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메일을 쓸때 수신을 임원급, 참조를 Staff로 두고 메일을 쓰면 

해당 Staff에서 챙기는 "암묵적인" 룰이다. 

 

월요일에 임원급 조책들에게 메일을 쓰면서 금요일까지 답을 달라고 했고, 

어제가 금요일이었기에 Remind  겸, Staff를 수신으로 메일을 썼다. 

[이번에  staff한테 문의 메일과 전화도 꽤 왔고, 그래서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랬더니 전화가 바로 왔다

"아니 책임님, 지금껏 임원분하고 팀장들에게 직접 메일을 쓰다가 왜 갑자기 staff한테 챙겨달라고 하세요? 그것도 오늘까지라면서요"

"...........네?"

"제가 보내신 메일 계속 보고 있었는데요, 지금까지 계속 staff은 참조에 있었잖아요. 직접 회신받고 챙기겠다고 하셔놓고, 이제야 와서 staff에게 챙겨 달라는건 일을 미루는걸로 밖에 안보여요..... "

"... 아니. 그게 아니라.."

"저희가  HR하고 일을 하루이틀 합니까?, 처음부터 staff한테 챙겨달라고 했으면 챙겼죠. 

왜 일을 이렇게 하세요..."

".........죄송합니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이 엄청 많았다. 

- 원래 이바닥의 룰이 이렇지 않냐고, 

- 다른 조직 staff들은 이미 회신도 많이 했다고

- 너는 얼마나 일을 잘하는데 다른 사람한테 "일을 이렇게 하냐"는 말을 하냐고

- 내가 지금 하루 이틀 일했냐고, 나도 20년 일 했다고. (하필 어제가 입사 20주년이었다)

약간 이런 느낌이랄까???ㅎㅎㅎ

하지만 "죄송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더라. 

-내가 지금껏 staff들을 CC에 넣고 보낸게 사실이었고, Biz 메일에서 CC는 "알고 있어라~~" 라는 의미지 직접 소통의 대상이 아니니까. 

-staff들과 척져서 좋을게 없으니까. 

-그 분들도 연초에 엄청 많은 요청을 받았을테니까. 

 

마음이 힘들어서 두세분에게 수다를 떨었다. 

당연히 내가 나한테 유리하게 이야기를 했을테고, 그분들은 내 편을 들어주더라. 

..근데 그 와중에도 계속 전화가 걸려온다. 그분이 아닌 다른 staff 분들한테...

 

 

어??? 이번에 유난히 전화가 많이 오네?

그랬다. 이번에 유난히 전화가 많이 왔다. 

"뭘 회신드려야 하죠??" 라는 전화.. 

 

그랬다. 이번에 내가 communication 을 잘못했던 거다. 

- 수신자도 명확하지 못했고

- 무슨 회신을 달라고 하는지도 정확하지 못했으며

- 생각해 보니, 회신을 준사람과 주지 않은 사람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냈었다. 

 

"내가 내 일 편하자고 내 입장에서 메일을 보낸거였구나.. "

하고 반성이 되더라.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그 사람 입장에서" 인데, 

내가 내 입장만 생각했었구나. 

 

파트장님이 자꾸 메일을 검사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것 같기도 했다. 

아니 사실. 그걸 "봐 주시는"거였는데 "검열" 당한다고 생각했기도 했지. 솔직한 말로 ...

 

회사 생활 20년만에 다시 또 깨달음을 얻는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상대방 입장에서" 라는 기본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어제, "왜 일을 이렇게 하세요" 라셨던 분은 은인이다.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겠다. 

((아니. 말씀을 드리는건 부담일테니, 내 마음속으로 감사 하는걸로 ㅎㅎㅎ))

 


사실, 어제 이 일로 되게 힘들었는데, 

그래서 몸에 좋지도 않은 과자를 음청 먹었드랬다. 

그랬더니 역시나 오후에 업무 집중이 쉽지 않았다. 

 

어찌보면 당연한가.. 

마음도 별로 안좋은데, 몸 상태까지 안좋으니;;;

하지만, 사실 어제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폭식을 했을거 같기도 하다. 차라리 몸에 좀 좋은걸 먹을껄 ㅎㅎ

그렇지 않았으면 낮술 생각이 났으리라... 

 

 

재미있던게, 어제 재캠에 가서는 웃을일만 가득했다. 

도착했더니, 운영지원팀 분들이 막 분주하게 일을 하고 계셔서

인사도 나누면서 같이 도와드리기도 했고, 

왠일인지, 많은 분들께서 "요즘 잘 지내요??" 라고 인사도 해 주셨다. 

 

"뭐지?? 오늘 나 무슨 날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재캠에서 독모 처음 했던날. 

나만 빼고 모두 친하게 보였던 그날이 기억도 나면서 

"아. 나도 이제 여기서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 

 

그리고 인생사 새옹지마였던가.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는 어디갔는지, 여기 와서는 이렇게 또 웃고 있더라고. 

 

 

인생은 참 다이나믹하다. 

그 와중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고, 나는 어떻게 에너지를 얻는지를 알아야 그나마 버틸수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좋은 날이었다. 여러 의미로. 

성장통이 있었고 성장이 있었고, 사람이 있었다. 

고마운 하루였네. 

 

그래, 오늘도 또 좋은 아침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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